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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받는 기업, 발렌베리가의 신화 ; 150년간 사랑받는 재벌 만들기(The Myth of Wallenberg)


 

존경받는 기업, 발렌베리가의 신화 ; 150년간 사랑받는 재벌 만들기(The Myth of Wallenberg)

 

1. 재벌, 꼭 미움받는 존재일까?

 

태안 반도를 휩쓸었던 기름 유출 사고, 한 변호사의 뇌물에 관한 스캔들 폭로, 그리고 에버랜드 전환 사채를 편법 증여 수단으로 이용한

상속 문제, 그 중심에 있는 기업은 바로 우리나라의 삼성입니다. IMF 금융 지원으로 인한 문제가 우리나라를 뒤덮었던 1990년대 후반

부터 우리나라의 기업 순위 선두를 굳건히 하며, 우리나라의 재벌 구분 기준을 삼성과 비삼성 기업으로 재벌 기준을 나눠버렸죠.

 

반도체, 디스플레이와 각종 전자 및 첨단 산업을 중심으로 놀라운 발전을 한 덕분에 무려 일본 7대 가전업체(그렇게 삼성을 무시하던 소니를 포함한)의 순수익을 합산한 것보다 더 많은 순수익을 올려낸 삼성전자를 톱으로 하여, 금융, 중공업, 조선, 자동차 등 전방위적인 사업을 펼쳤죠. 물론 삼성카드에서 피보고, 그것보다 더 한 삼성 자동차의 실패에서 삼성은 수익 구조에 있어서 문제성을 드러내긴 했지만 우리나라의 GDP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기업집단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이런 삼성 오너 가문에서 벤치 마킹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하는 가문이 바로 노벨상으로 유명한 나라, 스웨덴에 있습니다. 스웨덴 GDP의 30% 정도를 점유하고 있는 이 가문은 유럽에서 보기 드문 우리나라의 재벌 형태와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과연 복지 천국인 북유럽의 국가, 스웨덴에 재벌이라니....이런 아이러니컬한 사실에 주목받고, 어떻게 150년간 국민의 반발을 잠재우며, 아직도 그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게 된 것인지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게 사실입니다. 이러한 아이러니컬한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스웨덴 자본주의의 중심, 발렌베리 가문입니다.

 

2. 발렌베리 가문, 그 독특한 후계자 육성 방식

 

이 책에는 발렌베리의 역사와 함께 녹아들어있는 재미있는 육성 방식이 있습니다. 이미 언론에도 많은 주목을 받은 적이 있는데, 발렌베리 가문의 남자들은 첫 번째, 해군 장교 생활을 해야 하고(창업자가 바로 퇴역 해군 장교죠), 두 번째, 검소하게 학교 생활을 마칠 것, 세 번째, 장자와 능력있는 아들이 가문을 동시에 이끌어 간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 후계 육성 방식 중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황제 경영을 통한 재벌 세습체계를 버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바이킹의 후예, 스웨덴에서 이러한 후계 육성 구도를 채택했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놀라운데요.(바이킹은 원래 장자 이외에는 손에 쥐는게 없죠. 그래서 나머지 왕자들은 왕이 되고 싶으면 정복 군주의 길을 걸어야 하죠.)

 

장자와 능력있는 아들이 투톱의 경영을 펼치면서 견제와 균형의 원칙을 지켜나가, 만일 생겨날 수 있는 가문의 위기를 미리 차단하는 방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죠. 그런 면에서 삼성은 발렌베리와 달리 이러한 체계를 갖출 구조를 마련하고 있지 못한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3. 발렌베리 가문의 기업들, 발렌베리 가문 꺼 맞아?

 

사실 더 놀라운 경영방식은 발렌베리가의 독특한 두 가지 경영 방식입니다. 첫 번째는 '선장, 그리고 그 다음이 배' 라는 원칙이죠. 

해군 장교 출신인 조상들의 경험에서 묻어나오는 이 경영 방식은 선장, 즉 CEO를 가장 중심에 두고, 가장 중요한 것이 CEO라는 원칙 아래, 가장 유능한 CEO를 발굴, 경영 전문인에게 독립적인 경영을 주문하는 방식이라는 것입니다. 

 

두 번째, 공익 재단을 가문을 통제하는 가장 상층부에 두고 있다는 점입니다. 산업 계열에는 인베스터라는 지주회사, 그리고 금융계열에는 SEB라는 은행을 지주회사로 하고 있지만, 이 두 지주회사에 지분을 가지고 통제하는 것은 발렌베리의 가문들에서 세운 공익 재단입니다. 공익 재단을 통해 투명하고 공정한 경영 방식을 고수하고, 개방적인 경영 방식과 적극적인 사회 환원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발렌베리 가문에서는 이것을 적극적 소유권 행사(Active Ownership)라 부르죠. 가문을 위해 경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와 국가를 위해, 더 나아가 스웨덴 국민을 위한 경영을 대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이죠. 

 

세 번째, 꼭 지배 주주 자리를 고집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노조를 경영파트너로 삼고 있다는 점이죠. 개별 회사를 위해 가장 유익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 아스트라제네카의 합병이나, ABB의 합병으로 이러한 발렌베리의 정신을 엿 볼 수 있죠. 그들은 이러한 거대 제약 회사, 중전기 회사의 지배주주 지위를 포기하고, 회사를 세계적인 반열에 올리는 것에는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의 가문에서 일으킨 회사들은 어디에도 표면적으로 발렌베리의 것이라는 것이 눈에 띄지는 않습니다. 그들의 가문의 표어, '존재하지만 드러내지 않는다(Esse non videri)' 를 실천하고 있는 것이죠.

 

4. 노블리스 오블리제, 그들의 후계 양육방식과 경영방식에 녹아드는 그것

 

가문의 남자들에게 해군 장교 생활을 할 것을 요구하고, 공익 재단에 거대한 재산을 조성하여 기초 과학 지원과 공익적 활동에 계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은 그들의 가문의 목적은 발렌베리의 이름에 걸맞는 책임과 봉사를 강조하고 있다는 증거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발렌베리 가문에서 가장 유명한 남자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외교관으로 활동했던 라울 발렌베리였죠. 그는 바로 발렌베리 가문이 자랑하는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전형입니다. 그는 외교관의 힘과 가문의 힘으로 수많은 유태인들을 나치의 핍박으로부터 구출해냈고,

아주 능력있는 외교관으로써 명성을 얻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종전 직전에 소련에 의해 납치되어 실종된 후, 고문 중에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죠. 그의 이야기는 스웨덴에서 위인 전기나 소설 책, 그리고 다큐멘터리 등으로 제작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 재벌 가문들의 천문학적인 재산 규모와는 달리, 발렌베리는 그 가문의 재산 규모가 그다지 크지는 않습니다.(대부분 경영에 참가하는 발렌베리의 자손들은 개별적으로 50억원에서 200여억원의 개인 재산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가문의 놀라운 성과인 회사들에 비춰보면 정말 미미한 재산이라 생각됩니다.)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실천을 계속적으로 보여주는 발렌베리 역시 물론 스웨덴 국민들의 지탄을 받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여러가지의 시행착오 끝에 그들의 가문이 생존할 수 있는 방식이라 내놓은 것이 바로 위에서 서술된 경영 방식, 그리고 후계 양육 방식이라 생각됩니다.

 

5. 위대한 기업 가문을 열어가는 발렌베리 家

 

빌 게이츠가 이번에 이야기한 창조적 자본주의, 자신보다 못한 사람들을 외면하지 않는 자본주의, 인간을 황금의 노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황금을 황금의 가치답게 인간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창조적 자본주의, 그 방식의 한 갈래로 아마도 발렌베리 가문이 선택한 방식이 하나의 길이라 부를 수 있을 듯 싶습니다.

 

돈에 집착하고, 소유에 집착하고, 경영권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에 존재하지만 드러나지 않는, 기업에 동화된 모습을 갖춘다면 아마도 창조적 자본주의 실천 방식 중 하나로 자리잡는 전제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2008/08/11 15:15 2008/08/1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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